전쟁이 터지면 주식을 팔아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저도 한때는 그렇게 믿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지정학적 이슈가 터진 날을 복기해보면, 제가 팔았던 종목이 오히려 버텨주고 제가 들고 있던 현금이 기회를 날린 경우가 더 많았습니다. 트럼프발 중동 협상 이슈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온 지금, 이 패턴을 다시 한번 짚어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전쟁 뉴스와 시장, 우리가 놓치는 패턴
미국과 이란의 협상 결렬 뉴스가 나왔을 때, 많은 투자자들이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급락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그런데 실제 지수 흐름을 보면 꽤 다른 그림이 나옵니다. 전쟁 이슈가 있었던 기간에도 일부 섹터, 특히 반도체와 금융주는 오히려 자리를 지켰습니다.
제 경험상 이건 우연이 아닙니다. 시장은 악재보다 불확실성을 더 싫어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불확실성이란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아예 모르는 상태를 뜻하는데, 전쟁 뉴스는 이미 언론에 나온 순간 ‘알려진 리스크’로 분류됩니다. 알려진 리스크는 시장이 빠르게 가격에 반영하고 넘어가는 경향이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개념이 하나 등장합니다. 매물대, 즉 특정 가격대에서 과거에 거래가 집중되었던 구간입니다. 쉽게 말해 이전에 많은 사람들이 물려 있던 가격대로, 주가가 이 구간에 접근하면 매도 압력이 강해져 상승이 막히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삼성 SDI가 최근 무거운 흐름을 보인 것도 바로 이 매물대를 소화하는 과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월봉 차트, 즉 월 단위로 캔들을 그린 장기 차트로 보면 그 구간을 결국 소화해냈다는 사실이 확인됩니다.
핵심 포인트:
- 전쟁 뉴스는 ‘알려진 리스크’로, 지수 전체 붕괴보다 섹터 간 차별화를 만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 매물대 소화 여부가 상승 지속성을 판단하는 핵심 기준입니다
- 지정학 이슈 속에서도 외국인과 기관의 순매수가 이어지는 종목은 별도로 추적해야 합니다
실제로 한국거래소 데이터를 보면, 지정학 리스크가 발생한 이후 1개월 내 코스피 회복률은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출처: 한국거래소). 과거 패턴이 미래를 보장하지는 않지만, 이 데이터는 ‘전쟁 뉴스 = 즉각 매도’라는 반사적 행동에 제동을 걸어줍니다.
지금 시장이 보내는 섹터 분석 신호
반도체 섹터부터 보겠습니다. 미국 시장에서 엔비디아, AMD, 브로드컴이 전고점 부근까지 회복하면서 TSMC도 따라 올라왔습니다. 이 흐름이 국내로 이어지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코스피를 끌어올리는 그림이 나옵니다. 제가 직접 차트를 확인해봤는데, 반도체 대형주들이 전고점 돌파를 시도하는 구간에 있다는 점에서 기술적으로도 의미가 있는 위치입니다.
여기서 EPS(주당순이익)라는 개념을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EPS란 기업이 한 해 동안 벌어들인 순이익을 발행 주식 수로 나눈 값으로, 주가가 기업의 실적에 비해 저렴한지 비싼지를 판단하는 기초 지표입니다. 반도체 업체들의 EPS가 개선되는 상황에서 주가가 매물대를 뚫어낸다면, 이는 단순 테마가 아니라 실적에 기반한 상승이라는 신호입니다.
소부장, 즉 소재·부품·장비 업종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솔브레인, 동진세미캠, 코미코 같은 종목들이 전고점 돌파를 시도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는데, 소부장이란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생산에 필요한 핵심 원재료 및 장비를 공급하는 기업군을 의미합니다. 대형 반도체 기업이 설비 투자를 늘릴 때 가장 직접적인 수혜를 받는 곳이 바로 이 업종입니다.
금융주의 강세도 눈여겨봐야 합니다.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의 흐름이 견고한 이유는 단순히 실적 때문만이 아닙니다. 상법 개정과 주주환원 정책이라는 정부 정책 재료가 맞물려 있기 때문입니다. 주주환원 정책이란 기업이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 확대를 통해 주주들에게 이익을 돌려주는 정책을 뜻합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즉 한국 주식이 동일한 실적 대비 해외보다 낮게 평가받아온 현상을 해소하려는 흐름 속에서 금융주는 구조적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위치에 있습니다.
LG 그룹주의 움직임도 솔직히 예상 밖이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 LG화학, LG이노텍이 동시에 고개를 드는 구간이 나타나고 있는데, 외국인 순매수가 꾸준히 붙고 있다는 점이 특히 인상적입니다. LG화학의 경우 2021년 100만 원대에서 18만 원대까지 밀렸다가 다시 반등을 시도하는 형태입니다. 제 경험상 이런 패턴, 즉 오랜 조정 끝에 외국인이 조용히 쌓기 시작하는 종목은 나중에 생각지도 못한 시점에 탄력적으로 움직이는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다음 주 실전 대응, 이렇게 접근하면 됩니다
협상 결렬 뉴스에 흔들리는 것이 문제가 아닙니다. 진짜 문제는 흔들릴 때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서 아무것도 못 하는 상태입니다. 제가 시장을 보면서 세운 대응 방향은 세 가지입니다.
- 반도체 대형주(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소부장 주도주의 전고점 돌파 여부를 월요일 동시호가부터 확인한다. 갭 하락이 나오더라도 거래량이 받쳐준다면 매도보다 관망이 맞습니다.
- LG 그룹주처럼 오랜 횡보 끝에 외국인 수급이 바뀌는 종목군을 포트폴리오 일부로 담아두는 전략을 검토한다.
- 남북 경협주는 5월 중순 북미정상회담 가능성을 변수로 두되, 기대감이 선반영될 수 있으므로 비중 조절을 미리 생각해둔다. 선반영이란 이벤트 발생 전에 이미 주가에 기대감이 반영되어, 정작 뉴스가 나왔을 때 ‘재료 소멸’로 하락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대통령선거 주기설(Presidential Election Cycle Theory)은 미국 시장에서 임기 3~4년 차의 수익률이 높게 나타난다는 통계적 경향을 설명합니다. S&P500의 100년 이상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정권 재창출을 앞둔 집권 세력이 강한 부양책을 쓰는 경향이 반복된다는 점이 확인됩니다(출처: S&P Global). 2026년 현재 한국 시장도 이 맥락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정부의 코스닥 부양 정책 가시화 여부가 다음 주 시장 분위기를 가를 수 있습니다.
포트폴리오를 20~30개 종목으로 분산하면 어느 하나가 올라도 체감 수익이 작습니다. 제 경험상 정말 확신이 서는 종목 2~3개에 집중하는 편이, 불안해서 이것저것 담는 것보다 훨씬 나은 결과를 냈습니다. 물론 이는 충분한 분석이 전제된 이야기이고, 모든 투자 결정은 스스로의 판단과 책임 아래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시장 분석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 또는 매도 추천이 아닙니다. 투자 판단은 반드시 본인의 재무 상황과 전문가 조언을 바탕으로 결정하시길 바랍니다.
참고: https://youtu.be/ANMpfwHSrGQ